달력으로 의학하기
: 기념일로 배우는 24가지의 의학 이야기
지은이: 김은중
출판사: 생각학교(생각정원)
‘달력으로 의학하기’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의학 이야기를 우리 일상과 맞닿아 있는 ‘기념일’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로 풀어낸 의학 교양서입니다. 의사이자 만화가인 김은중 저자의 섬세한 시선과 친근한 일러스트로 꾸며진 이 책은, 질병과 건강에 얽힌 이야기들을 독자들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.
이 책은 단순히 의학적 지식만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.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우리의 몸과 건강의 구조를 설명하는 것(1부)에서 시작해 의학의 발전 과정(2부), 병을 둘러싼 사회적 편견(3부), 그리고 모두가 건강한 삶을 위해 협력해야 할 이유(4부)까지 다룹니다.
예를 들어, 1부에서는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질병 예방의 중요성을 ‘구강보건의 날’이나 ‘척추의 날’과 같은 기념일을 통해 알기 쉽게 풀어내고, 2부에서는 결핵이나 말라리아처럼 역사적으로 인류를 괴롭혔던 질병들과 그 극복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. 특히 3부에서는 에이즈, 한센병, 뇌전증과 같은 병을 둘러싼 사회적 편견을 깨는 데 초점을 맞추고, 4부에서는 정신 건강과 치매 같은 현대 사회의 중요한 건강 문제를 조명합니다.
저자는 단순히 의학적 성과를 찬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, 그 과정에서 중심이 되었던 ‘환자들’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습니다. 환자들은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한 실험과 임상 연구의 중요한 주체였으며, 의학이 발전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했습니다. 작가는 이들의 희생과 용기를 조명하며, 질병과 싸운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독자에게 전달합니다.
이 책은 단순한 의학 교양서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. 김은중 저자는 병을 앓는 사람들을 향한 편견이 질병 자체보다 더 큰 고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, 독자들에게 공감과 이해를 요청합니다. 특히 에이즈나 자폐증, 백반증과 같은 질병에 대해 우리가 가진 잘못된 인식을 깨뜨리고,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알게 하는 부분은 감동적입니다.
이 책은 특히 십 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교양서입니다. 몸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함께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넘어서는 법을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. 그러나 이 책이 꼭 청소년만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. 의학적 지식과 사회적 통찰을 동시에 제공하는 이 책은 누구에게나 가치 있는 독서 경험을 선사합니다.
‘달력으로 의학하기’는 과학, 역사, 건강, 사회적 메시지가 어우러진 ‘1석 4조’의 책입니다. 달력 속 기념일을 넘기며 의학의 역사와 현재를 배우고, 더불어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존엄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이유를 되새길 수 있습니다. 읽고 나면 나와 타인의 건강에 대한 태도가 조금은 더 성숙해질 것입니다.
책의 내용 중 이해하기 쉬운 삽화가 첨부되어 우리 몸의 신체 구조와 질병의 원리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며, 독자들이 복잡한 의학적 개념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.
기억에 남는 내용으로는 14장 한센병에 대한 부분인데요. 한센병이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, 무지와 편견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필요한 고통과 차별을 겪어왔는지 알려주는 내용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. 이 부분은 질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됩니다.
건강한 사회를 위한 첫걸음은 의학에 대한 관심과 이해에서 시작된다는 점을, 이 책은 가르쳐줍니다.
마지막으로 이번 서평에 기회를 주신 생각학교(생각정원)에도 깊은 감사를 드리며, 앞으로도 많은 독자들에게 유익하고 흥미로운 책들이 계속해서 소개되기를 기대합니다.